징벌적 손해배상 그 의미가 궁금? | 변호사가 풀어주는 차별금지법 Q&A 오해와 진실 ep.6

이은경 대표변호사 현)법무법인 산지

전)서울중앙지법 판사, 국가인권위원회 비상임위원


Q12. 이 법을 악용하는 사례는 없을까요?


무척 많을 겁니다. ‘차별받았다,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고 주장만 하면, 진정, 소송 등 모든 분쟁의 입증책임을 상대방이 부담하고, ‘인권위’ 권한으로 법률지원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누가 먼저 칼을 빼느냐’는 쟁투들이 벌어지겠죠. 사실 인간 남녀는 선악이 뒤섞인 피조물이고, 최선의 인간에게도 악은 존재하죠. 이 법안들은 온갖 선의로만 가득 차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인간존재가 그렇게 선한 존재만은 아니죠. 당연히 악용될 것입니다


특히 차별사유 중 피해자 특정을 쉽게 할 수 있는 ‘객관적 표지’를 갖추지 못한 것들은 손쉽게 악용될 수 있어요. 예컨대, “성별” 중 ‘제3의 성’과 “성적지향”, “성별정체성”은 개념 자체로 명확하지 않고, 외부에서 객관적으로 드러난 자료를 통해 판단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차별금지법 적용을 받기 위해 성소수자 등을 자처하는 사람들이 많아지지 않겠어요? 그렇게 된다면, 이 법을 악용하는 사례들 때문에 성소수자 등에 대한 비난이 암암리에 더 거세지겠죠. 오히려 성소수자 차별법이 되고 말수도 있습니다. 본인이 성소수자라고 거짓말해서 고용, 배치, 승진 등에서 차별받았다고 주장할 경우, 사용자가 ‘차별하지 않았다는 것’을 입증해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이성애, 동성애, 양성애 등 성소수자인지 여부’와는 무관하게 부득불 우대부터 할 수밖에 없는 어이없는 상황도 많이 발생할 겁니다. 아니 제3의 성을 선택하든지 이성애를 벗어버려 이 땅에서 특혜 받고 살자는 운동이 생길지도 모르겠습니다


Q13. 다양한 개별법이 이미 존재하고 있는데 왜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이 필요한 걸까요?


‘포괄적 차별금지법’ 찬성론은, 개별 법률은 구제수단의 종류나 수준이 달라 차별사유에 대한 구제조치에 편차가 발생한다, 차별사유가 중첩적으로 발생하는 문제를 종합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포괄적인 법률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특히 성적지향이나 성별정체성이 과잉대표 됐었기에 불필요한 논란이 과도하게 일었다고도 주장하죠. 


한편, 이미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양성평등기본법, 장애인차별금지법, 연령차별금지법 등등 ‘개별적 법률’로도 충분하단 입장은, 사적 영역에서 개인의 어떠한 행동이나 판단을 ‘차별’이란 이유로 제재할 경우, 국민의 자유 그리고 경제활동이 바로 위축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개별 법률에서 차별사유의 중요도 및 심각성에 상응해 금지행위의 대상과 구제유형을 다르게 정하는 게 더 효율적이라고 주장합니다. 이는 차별의 다양성에 수반하는 필연적 결과이고, 특정 차별사유에 보다 확실한 구체조치가 필요할 경우 언제든지 법 개정의 길이 열려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요, 포괄적 차별금지법의 대표논거인 ‘모든 차별사유마다 획일적인 구제조치를 적용한다’는 것이 실은 가장 큰 문제입니다. 비효율적일뿐더러 위험하기까지 하죠. 도대체 무슨 근거로 서로 다른 생활영역에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고도 부작용과 갈등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궁금하기까지 합니다. 차별사유마다 구제조치에 편차가 발생하는 건 당연하고 자연스런 현상이죠. ‘인권위’ 주장대로 ‘차별 요소간 수직화를 방지’한다는 것은 동일 잣대를 사용할 수 없는 사유를 동일 잣대로 금지하려는 참으로 무지한 논리입니다. 그리고 차별사유가 중첩적으로 발생하는 문제는 개별 법률을 중첩적으로 적용하면 됩니다


Q14. 인권위가 시정권고와 시정명령까지 할 수 있도록 한 것은 국가기관의 지나친 개입 아닐까요?


그렇습니다. ‘정의당안’은 차별구제의 실효성을 부여한단 명목으로 ‘인권위’에 시정명령권을 부여하고, 불이행시 3천만원 이하의 이행강제금을 반복하여 부과할 수 있는 권한까지 부여했습니다. 매우 이례적인, 매우 강력한 권한이다. 


그뿐 아닙니다. 국가나 지자체는 ‘기존 법령, 조례, 규칙, 제도 및 정책의 시정, 법령 및 정책 집행과정에서의 차별시정의무’가 있고요, 정부의 5년 단위 차별시정 기본계획 수립, 중앙행정기관의 장이나 광역 지자체장, 시·도교육감의 연도별 시행계획 수립의무 규정을 두고 있다. 국가나 지자체에 ‘하여야 한다’로 재량여지가 없는 각종 의무를 부과하는 한편, ‘인권위’의 개입을 대폭 강화하고 있어요. 


지금 조사 및 권고기관에 불과한 ‘인권위’ 결정에도 정부기관들은 극도로 몸을 사립니다. 저는 ‘인권위’ 비상임위원 재임 당시, 심지어 ‘인권위’의 시정권고를 받지 않기 위해 사안의 진위를 가리지 않고 진정당한 공무원을 징계부터 해버리는 사례도 종종 보았다. 차제에 국가기관은 물론, 국민 전 생활영역, 각종 사인 분쟁에까지도 업무범위를 대폭 확대해 이렇듯 권고를 뛰어넘는 막강한 권한까지 부여한다면, 국가인권위원장은 대통령보다도 나을지 모르겠다. 견제도 없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마음껏 휘두를 수 있으니 말이다.


<제작 미션라이프>

홍지현 기자
작성 2020.11.11 12:38 수정 2020.11.11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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